사람들은 사랑을 원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덧없음을 번번이 망각합니다. 올 때는 봄비 같아서 꽃의 예감으로 따뜻하다가도 갈 때는 가을비처럼 차가워지는 게 사랑인데, 화르르 피었다가 후루룩 지고, 한 순간 달아올랐다가 서서히 식어가는 것이 사랑인 것을 알지 못합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사랑을 돌아보면 사실 그렇습니다. 열정의 뜨거움은 어느덧 증오의 맹렬함으로 바뀌었고, 그리움으로 뒤척이던 날이 상한 마음을 부둥켜안은 불면의 밤이 되었습니다. 신선하여 좋았던 것들이 지겨워져, 매혹은 환멸로 둔갑하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심리학자 신디 하잔은 열정적인 사랑의 유효기간이 아무리 길어봐야 30개월이라는 것을 증명해 냈습니다. 그래서 대다수 고무신을 거꾸로 신나 봅니다. 처음 수영을 배울 때, 테니스를 배울 때 뜨거운 연애를 하듯이 빨려 들어갔는데 어느 순간 권태기 비슷한 감정으로 시들해졌습니다. 신앙도 그렇게 되더군요. 처음 말씀에 은혜받았을 때, 처음 기도가 너무 좋아 앉으면 기도했던 때는 영적 감격으로 빨려 들어갔는데, 몸도 마음도 곤하여 어느새 시들해지지 않았나요.
이별을 고하는 연인에게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부르짖던 영화의 한 장면이 기억납니다.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사랑을 하는 사람이 변하는 것일 뿐이겠지요. 어쩌면 흐르는 세월 속에서 사람 변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늘 처음 만났던 순간의 설렘임만을 자꾸 돌아보고 '그 땐 그랬는데...' 라고 자꾸만 생각하면 오히려 그 세월 속에서 다채롭게 흘러가며 누릴 수 있는 풍요로움을 놓치는 우를 범할지 모릅니다.
생명이 늘 변화하듯 사람의 감정도 변하는 게 당연한데, 그것을 억지로 강제할 길은 없으니까요. 그래도 한 가지만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사랑에 있어 중요한 것은 타오르는 순간의 열정이 아니라 그 불을 꺼지지 않게 하려는 오랜 노력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지켜내려고 애쓸 때 유지되는 것이 사랑의 온도입니다.

목사님의 글 참 좋아요
따뜻하고 공감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