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약대 출신 어느 선배가 해줬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 때는 약국에서 약을 처방 받을 때, 약 봉지에 ‘식후 30분’ 같은 복용시간 표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복용 시간이 약효에는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밥을 먹기 전이든 먹은 후든, 30분이건 1시간이건 실제 약효에는 별 영향이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차라리 식후 2-3시간 후가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그 전까지 저는 약을 먹을 때마다 복용시간에 신경쓰고 제 시간에 먹으려고 애썼는데, 그간의 노력이 무의미하다니 퍽 허무했습니다. ‘왜 굳이 식후 30분을 강조하는가?’하는 저의 물음에 ‘잊지 말고 하루에 세 번 꼭 먹으라는 뜻’이라고 답해주었습니다. 식후와 식전, 30분과 1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루 적당한 간격으로 세 번을 꼭 먹으라는 의미가 더 크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30분이니 그나마 신경 써서 시간 잴 수 있지, 2시간 3시간은 그러기 어렵습니다. 30분 마져도 신경쓰지 못해 약을 챙겨 먹지 못하는 사람도 숱합니다. 그렇게 일상에서 잊어버리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잊어버리지 말고 꼭 먹으라는 뜻에서 복용시간을 식사와 연결지어 ‘식후 30분’이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식사는 잊을 수 없는 것이니까요. 인간의 약함을 감안한 지혜인 셈입니다.
기도도 그렇습니다. 틈틈이 하나님을 잊지 않고 기도하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습니다. 허나 그게 어렵다면 식사 시간을 중심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게 보다 수월합니다. ‘식후 30분 기도’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루 중 일정한 간격으로 하나님을 생각하는 방법이 나름대로 필요함을 느낍니다. 그래야 바쁜 일상 속에서 주님의 능력을 잃지 않고 살 수 있으니까요.
